Jeon Jae Bong Studio

Vertical ZEN

라윤지 / Ra Yunji

Vertical ZEN

 

라윤지 / Jeon Jae Bong Studio

Introduction

위치 : 서울시 강남구 대치동

용도 : 복합시설(상업,교육,주거)

층수 : B2 – 25F

대지면적 : 1985.8 ㎡

건축면적 : 714.9 ㎡

연면적 : 7,798.6 ㎡

Agenda

도시는 공동체의 장소다. 사람들이 모여 살아가며 감정과 관계를 형성하는 공간입니다.

하지만 현대 도시는 고밀도화와 수직화를 거치며 기능 중심의 시스템으로 변모하고 있습니다.

이 변화 과정에서 쉼의 공간은 사라지고, 인간성은 소외되었습니다.

그 결과, 도시 안에서 ‘쉼’과 ‘공공의 공간’을 찾기 어려워졌고, 도시민들은 일상 속에서 감정적 회복의 기회를 잃어가고 있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이러한 기능 중심 도시 구조에 대한 비판적 문제의식에서 출발합니다.

Site

서울 강남구 대치동은 이러한 기능 중심 도시 구조를 가장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이 지역은 서울시 전체 학원 수의 약 11%가 집중된, 이른바 ‘사교육 1번지’로 불리는 지역으로, 교육이라는 기능이 도시를 지배하는 구조가 고착되어 있습니다.

반면, 사람들이 실제로 이용 가능한 생활녹지 비율은 1%도 채 되지 않으며, 심리적 긴장과 불안을 유발하는 환경 속에서 강남구 거주 청소년들의 불안장애와 우울 증세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습니다.

대치동에는 사람들이 쉴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합니다.

이에 따라 저는 대치동 학원가 속에서 도시적 메시지를 가장 강하게 전달할 수 있는 지점을 선정하기 위해, 대지 용도, 유동 인구, 학원 밀도 등을 레이어링 했고, 이 세 조건이 가장 밀도 높게 중첩되는 지점을 최종 사이트로 설정했습니다.

Concept

대치동의 고밀 도시에서 어떻게 회복을 실현할 수 있을까요? 본 프로젝트는 대치동 인근 사찰 ‘봉은사’에서 그 단서를 발견했습니다.

봉은사는 도시 안에 위치하면서도 도심과 ‘대비’되는 공간입니다.
‘여백’, ‘자연’, ‘우회동선’ 과 같은 도시와 대비되는 감각이 사람들의 주의를 환기시키고, 회복을 유도합니다.

이 대비적 요소에서 모티브를 얻어, 이 요소들을 수직적으로 재구조화하여 대치동에 적용한 ‘Vertical ZEN’을 제안합니다.

Strategy 1

하지만 도시에서의 회복은 단지 ‘공간을 만든다’고 해서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것이 아닙니다.

실제로 대치동 학생들의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길거리에 설치된 ‘스트레스 프리존 파빌리온’은 낮은 이용률을 보였습니다.

그 이유를 분석한 결과 스트레스 프리존이 대치동의 생활 구조와 지역 특성을 반영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 점에서, 회복이란 그 지역만의 고유한 흐름 속에 개입할 때 비로소 작동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대치동에는 ‘라이딩 문화’라는 특유의 이동 행태가 존재합니다.
학생들은 하루 평균 2~3곳의 학원을 이동하고, 학부모는 차량으로 반복적인 픽업과 드롭을 수행합니다.
이 과정은 대치동의 시간 경쟁이 만들어낸 지역 고유의 반복 루틴이며, 학생과 부모 모두가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하루의 유일한 ‘틈’입니다.

저는 이 불가피한 이동 시간단순한 통과가 아닌, 회복의 순간으로 전환할 수 있는 전략적 기회로 해석했습니다. 그리고 그 틈을 수용할 수 있는 공간 장치로 ‘주차 램프’를 주목하게 되었습니다.

Strategy 2

주차 램프는 건축법상 연면적에 산정되지 않기 때문에, 같은 대지와 비용 조건에서도 더 높은 건물을 지을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집니다.

또한 램프가 만들어내는 공간은 건물 내부에 수직 보이드를 형성하는 구조적 장치로도 활용 가능합니다.

저는 이 램프를 단순한 주차 기능이 아닌 고밀 도시 안에서 ‘여백’을 만들어내는 수직 인프라로 재해석했습니다.

특히 곡선 형태의 램프는 기능성과 조형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으며, 법적 제약을 디자인 언어로 전환하는 전략적 수단으로 사용했습니다.

이 곡선의 흐름은 보행 동선으로 확장되며, 건물 전체를 관통하는 ‘수직 동선의 리듬’을 가집니다.

Elevation

램프뿐만 아니라, 입면 전체에도 Vertical ZEN의 흐름이 확장됩니다.
건물 파사드는 하부 램프의 곡선과 조경 리듬이 연속적으로 이어지도록 설계되었으며,
각 층의 돌출된 테라스에는 조경을 배치
내부 사용자뿐만 아니라 외부 시민에게도 시각적 여백과 공공성을 제공합니다.

Plan

주차 램프의 난간에는 식재를 삽입하여 생활녹지를 수직적으로 보충하고,
이동 중에도 도시 풍경을 조망하며 감정 환기를 유도하는 시각적 대비의 시퀀스를 형성합니다.

또한 램프 위를 오르내리는 차량의 움직임은 입면에 그대로 드러나며,

지역 고유의 라이딩 문화와 건축의 정체성을 시각화하는 장치가 됩니다.

더하여, 지속적으로 순환하는 램프의 흐름은 차량 정체의 도시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합니다.

Images

입면의 재료로는 타공판을 사용해 빛과 바람이 자연스럽게 흐르는 반외부적 성격의 공간을 연출했고, 내부는 적절히 보호된 연속적 공간으로 인식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공간 구성은 램프가 만들어낸 보이드의 연장선이 자연스럽게 수직으로 올라가는 흐름을 가지며, 학생들에게는 프라이버시를 보호받으면서도 언제든지 머무를 수 있는 열린 장소로 작동합니다.

VERTICAL ZEN’은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기능 중심 도시 구조에 대응한 복합용도시설입니다.

대치동 고유의 라이딩 문화를 건축언어로 전환하여 주차램프를 건축 핵심요소로 끌어올리고 이로인해 만들어진 보이드 공간을 도심 속 VERTICAL 한 ZEN으로 작동하길 의도했습니다.

마지막으로 기존 기능 수행에 집중된 도시 구조 속에서 저의 졸업설계를 통해 건축의 법적·기능적 한계를 전략적으로 활용해 공공성과 회복을 담아낼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안합니다.

Loc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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