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RATA OF MEMORY
Fragments Become Form
신예니 / Lim Ji Tack Studio
Introduction
위치 : 23-315 Quarry Area in Changshin-dong, Jongno-gu, Seoul
용도 : Library
층수 : 0F(GL)~4F+Rooftop(5F)
대지면적 : 19,017.5㎡
건축면적 : 5,600㎡
연면적 : 11,632.5㎡
Agenda
산 정상이 마치 낙타의 등과 같아, 예로부터 ‘낙타산’ 혹은 ‘타락산’이라 불리우던 낙산은 한양도성 내사산 중 좌청룡에 해당하는 산이다. 지금은 산등성이를 따라 집들이 들어서며 그 일부가 ‘창신동’의 일상이 되었지만, 낙산의 돌산에는 아직도 일제강점기 채석의 상흔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한때는 상처였던, 그러한 흔적은 오늘날 경관이 되어 우리의 삶에 가까이 스며들었다.
이 프로젝트는 하나의 질문에서 출발한다. “만약 채석으로 인해 만들어진 절벽이 파괴의 흔적이 아니라, 오랜 고심 끝에 빚어진 하나의 형태였다면, 그것은 예술적 구상이 될 수 있지 않았을까?”
도시의 흐름에서 밀려난 절벽은, 오히려 시간이 머물고 기억이 퇴적된 장소이다. 그러한 단면을 해체하고 다시 조립하는 과정은, 마치 ‘채석’처럼 공간을 새로이 조각하는 행위가 될 것이다. 과거의 채석장은 그 자체로 시간의 단면이다. 그 위로 다시 새로운 기억을 쌓을 수 있도록, 이곳에 기억을 응축하고, 감정을 머무르게 하며, 시간의 층위를 만들어갈 도서관을 제안하고자 한다.
Site
도심의 조밀한 조직 속, 중심부에 거대한 절벽이 인위적으로 자리하고 있다. 도시의 자연스러운 흐름과 어긋난 이 절벽은 오랜 시간 동안 압도적인 스케일과 경관으로 주변을 지배해왔다. 그러나 그 형태적 한계로 인해 어떠한 기능도 정착하지 못했고, 시공과 철거가 반복되는 불안정한 시간을 견뎌야 했다. 긴 시간 동안 이곳을 지켜온 것은 허름한 불법거주시설과 그로인해 발생하는 어려움이었다. 현재에도 폐기물 중간처리 시설과 기동대가 들어서 있으나 여전히 노후한 모습으로 남아있다.
프로젝트 진행에 앞서 해당 지역을 활성화 기반을 위해 숨겨진 명소 또는 역사적으로 유서깊은 장소들을 모색하였고, 본 사이트와의 네트워크를 시각화한 지도를 만들었다.
Images
이 건물은 길게 뻗은 대지 위에 저층부와 고층부가 유기적으로 연결된 형태로 계획되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3층 이상의 고층부에서는 건물이 여러 개의 매스(덩어리)로 분절된 독특한 디자인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러한 분절된 매스들 사이사이에는 오픈된 외부 공간이 조성되어 있어, 건물 내부에 답답함 없이 자연 채광과 환기가 확보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실내 공간의 쾌적성을 높이는 동시에, 건물 외관에 다채로운 입면감을 부여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저층부는 주변 건물들과의 높이 및 스케일감을 고려하여 안정적으로 배치된 것으로 보인다. 층별로 창의 형태나 외벽 마감에 변화를 주어 단조로움을 피하고, 건물의 전체적인 조형미를 높이는 데 기여한다. 특히, 외부와 접하는 면에는 통유리창이 넓게 적용되어 내부 상업 공간의 활기를 외부로 전달하고, 방문객들의 시선을 유도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